일주일 중 내가 몸을 가장 깊게 숙이는 시간 아침목욕을 마친 나는 거실 유리창 바로 앞에 토요일자 신문 한 장을 펼쳐 놓는다. 빛이 풍성한 곳에 자리 잡고 앉아 신문지 위로 아직 물기가 스며있는 발을 올려놓는다. 그런 다음 동그마니 몸을 숙인다. 최대한 숙여 얼굴을 발 가까이 갖다 댄다.
한순간이었습니다. 지영 씨는 아이를 임신하자마자 남자친구에게 버림을 받았습니다. 지영 씨는 심각한 우울증으로 음식도 먹지 못하고 불면증까지 겪으며 몸과 마음은 갈수록 쇠약해졌습니다. 우울증은 이내 내 아이를 원망의 대상으로 보게 했고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다는 생각을 매일 하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지영 씨는 자신의 품에 안겨 살며시 손을 잡았던 고사리 같은 손을 차마 놓을 수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