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희생은 당연한걸까? 나는 아이가 웬만큼 크고 나서는 학교에 드나들지 않는 걸 원칙으로 삼고 있었다. 아이가 학교에 가 있는 시간을 이용해서 일 하는 것이 습관이 되어 있는 나는 예나 지금이나 그 시간을 놓치면 좀처럼 다시 집중하지 못한다. 따라서 그 무렵에도 아무리 잠깐이라도 학교에 다녀오고 나면 그날 일은 아예 못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였다.
할아버지가 이용하는 화장실은 안으로 들어가는 것부터 난관이었습니다. 대충 파놓은 구멍에 밑이 뚫려있는 변기를 올려놨지만 심한 악취와 함께 날벌레들이 우글대고 있었고 주변에 있는 큰 돌부리들에 발이 걸려 넘어지기 쉬운 환경이었습니다. 전등도 달려 있지 않아 밤에는 화장실을 가는 것이 더 꺼려집니다. 비라도 오는 날에는 비를 쫄딱 맞으며 용변을 봐야 하고 구덩이의 오물이 역류할 때도 한두 번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