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19살까지 여자였다 요즘 들어 부모님은 종종 어릴 적 이야기를 해주신다. 어린 시절 아버지가 옆집 소를 몰아 뒷산 풀을 뜯게 하고 옆집 부부에게 밥을 얻어먹었다거나 일곱 식구가 한 이불을 덮고 잤다던, 검정 고무신에서나 볼 법한 소소한 이야기들이다. 그런데 간혹 귀를 의심하게 만들 정도로 믿기 힘든 경우도 있다.
아빠에게 장시간 폭력을 당했음에도 웃음을 잃지 않고 씩씩하게 동생들을 챙기는 유성이. 그런 유성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은 그림그리는 일입니다. 하지만 도망쳐나온 아이들의 방엔 제대로 된 가구가 없습니다. 기존에 살던 사람이 쓰던 낡은 책상 하나가 덩그러니 있을 뿐입니다. 오늘도 유성이는 쇼핑백에 담긴 미술도구로 낡은 책상앞에 앉아 그림을 그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