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 이모는 엄마 아빠랑 같이 살아? 우리 엄마 아빠는 이혼했는데…” 며칠 전 우리 집에 놀러 온 내 친구에게 우리 딸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숨바꼭질 중, 옷장 속에 같이 숨어서 마치 비밀 이야기를 하듯이 말이다.
사실 나는 한 번도 아이에게 ‘이혼’이라는 말을 쓴 적이 없다. 아이 아빠가 얘기한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성향(다른 사람의 시선을 매우 의식하는 성향으로 혹시라도, 다른 사람들과 같이 있을 때 아이가 이혼 얘기를 할까 봐 두려워하는 분)으로 볼 때 그도 굳이 ‘이혼’이라는 단어를 쓰진 않았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