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참고 견디던 두 번째의 회사 생활이 끝났다. 첫 경력직 이직에 더 완성도 높은 퍼포먼스를 남기고싶던 욕심, 똑똑이들이 수두룩 빽빽인 동료들 사이에서 어떻게서든 고유한 영역을 만들고싶다던 욕심. 잠시의 여유와 일탈이 스며들 틈 없도록 온 몸에 힘이 뻣뻣하게 들어가있던 3년 반의 생활은 결국 퇴사 이후 축 늘어지듯 풀어진 긴장에 온갖 병을 몰고왔다. 잠시 잠깐의 여행 후 몰려온 질병 대군에 함락당한 나는 3주간 시체처럼 침대에 고요히 침전해있었다.